어제가 되어서야 드디어 책을 다 읽었다. 책을 덮어 두고 2주나 버텼던 이유는 그들의 생활을 보아도 도저히 행복이 무엇인지, 난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감을 통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코스타리카의 사람들만 보았기에 모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나는 이 책이 아닌 다른 책을 한 권 읽었다. 아빠가 내게 준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었다. 물론 이 책은 내가 읽기 한참 전부터 베스트셀러였고, 이 책에는 꽤나 유용한 점들이 많이 내포되어 있다. (최근에 기시미 이치로의 개인심리학 왜곡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 올라오긴 했다.) 그 책을 읽고 나니 그제서야 행복한 나라에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눈에 보이더라.
코스타리카 외에는 베네수엘라, 바누아투, 아이슬란드, 덴마크를 볼 수 있었다. 베네수엘라는 기본적으로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이며 경찰들의 부정부패가 난무하는 곳이다. 바누아투는 자연 그대로를 만끽할 수 있는 섬나라였다.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 다수가 농사를 짓고 바다에서 낚시를 하거나 작살로 물고기를 잡아 먹었다. 아이슬란드, 덴마크는 앞의 두 나라에 비하면 선진국인 편이다. 다만 아이슬란드는 2008년 경제적으로 위기가 찾아왔었다. 덴마크는 말할 것도 없이 오늘날에도 행복한 나라로 인정받는 나라이고.
다섯 나라에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총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주변과의 교류가 활발하다. 가족은 기본이고 친구, 애인, 직장 동료 등... 주변인과 교류가 활발한 편에 속했다. 남에게 베풀 줄 알고 남과 함께 시간을 보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기 힘들다. 당장에 우리 동네를 봐도 그렇다. 옆집 사람 얼굴조차 모른다. 나 또한 낯을 가리는 편이고 남과 교류하는 것을 어색해한다. 차라리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즐겁다고 할 수 있다. 나라 정서에 따라 다른 부분이겠지만, 저 다섯 나라의 사람들은 나와 정반대였다.
두 번째,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지 않다. 저자는 각 나라에 방문할 때마다 대여섯 가지 질문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 질문 중에는 '지금 당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인가요?'도 포함되어 있었다. 대다수가 걱정이 없다고 답했고, 몇몇은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이 임시직이라 걱정된다 등의 답변을 남겼다. 그리고 다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었다. 지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이 공간에서 살아가고, 밥을 먹을 수 있고와 같은 것들 덕분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나에게는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행복은 조금 더 거창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사소한 것 덕분에 행복할 수 있다고? 나도 매일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대한민국이라는 땅 덩어리 위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매일 세끼 밥을 챙겨먹음에도 스스로 행복하다 자부할 수 없었다. 이들과 나의 차이점은 먼 미래를 생각하며 걱정하는 삶을 사느냐, 그저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느냐이다.
여기서 미움받을 용기의 내용을 조금 인용해 보자면, 선과 같은 인생 vs 점과 같은 인생이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방식과 정서는 선과 같은 인생이다. 어릴 때는 어떤 교육을 받았고 학교는 어느 학교를 나왔으며 어떤 대학을 가고 어떤 직장에 취직을 해서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어떤 노후를 맞이할 것인가처럼, 인간의 일생을 선처럼 연결해서 풀어내고는 한다. 나 또한 여태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선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수많은 점을 찍어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점 하나하나, 그 점 한 개 동안의 순간을 즐기는 삶. 그때 코스타리카에서 여자 친구 걱정보다는 지금 마시는 커피의 향과 맛에 집중하던 사람이 떠오르더라.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쯤 읽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책 속에서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직접 확인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해 참 다행이라 느끼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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