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에 상처를 많이 냈다. 괜찮아, 고구마는 다쳐도 우리 딸만 안 다치면 엄마는 괜찮아. 나는 괜찮지 않았다. 그렇게 좋아하는 이 고구마에까지 생채기를 내는 내가 싫었다.할아버지는 괜찮아요?아니,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너도, 내 딸도.하얗게 벤 자국에 드러난 속은 다시 부드러워지지 않아. 그대로 껍질을 대신해 견디는 거지.흙을, 다른 몸을, 삶을,누군가 없어도 계속될 내일을.-2025 신춘문예 당선시집 中 가족을 주제로 한 작품을 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건 역시나 가족이다. 나는 가족은 애증이라고 몇 번이고 외쳐왔다. 가족을 사랑할 수 있지만,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는 가족에 대한 감정을 사랑의 껍질을 한 증오로 바꾸었다. 그것이 옳다고 몇 번이고 믿어왔다. 내가 받은 상처는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확실..